
작은 봄볕 내리던 무덤가에서
-노란꽃은 양지꽃
- 녹색군단 -
빈터에 주저앉았을 때 보았지요
초록 군복 입은 당당한 전사들을
바람과 맞서며 앞으로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헤쳐, 모여!
녹색군단의 힘으로 풀들이 행진 하더군요
냉이, 양지, 광대나물, 꽃다지, 민들레. 풀꽃들이
겨우겨우 벌이는 공갈 같은 전투였지만
새싹들도 키를 세우며 자꾸 모여 들었지요
나는 지원군이라도 만난 것처럼
우산 던져버리고 그들을 따라 나섰습니다
황폐한 땅을 점령하리라! 밟혀도 다시 일어나는
용맹정진하는 전사들과 걸으며
나는 신참답게 먼 산의 푸르름을 가늠해 보았습니다
허물어진 벽에도 기어올라 깃발 꽂는,
무폭력의 그 지극함으로 지상을 정복하는 군단에
나는 어째서 빨리 입대하지 않았는지
마침내 꽃포 펑펑 터지고, 신록이 쭉쑥 진치면
세상 참 아름다워지겠지요?
-접사모의 회원이신 뷰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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